Bonne Idée 일상 독서 영화 기록

 

1. 재미가 있었나?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는가 하면 중간에 놓고싶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건 아니다. 무시무시한 제목에 비해 내용은 순하기 그지 없었다.

범인은 초반부터 너무 뻔하고, 인물들은 연극 배우처럼 과장되게 행동하지만 그 행위에 딱히 실속은 없다. 영양가 없는 대화와 결국엔 동어를 끊임 없이 반복할 뿐인 독백이 지치지도 않고 나온다. 그리고 도를 넘을 정도로 멍청한 주인공이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이집트의 언어 체계가 어떤지, 그리고 그걸 크리스티가 어떻게 영어로 옮겼는지 번역본을 읽는 나로선 알 수 없다. 그래도 고대 이집트 배경 소설에서 아가씨, 도련님, 서방님, 올케 등의 단어가 나오니 몰입이 매우 깨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 보면서 웃겼던 대사

그래, 나한테 아이들을 줬지. 그건 고맙게 생각해. 하지만 결국 어떤 인간이었지? 잘생긴 허풍선이. 늘 다른 여자만 찾던 사내. 우리 모두에게 이로울 건전한 첩을 정식으로 집에 데려오지도 않았어. 아니, 유곽을 들락거리면서 돈이나 펑펑 쓰고, 술가지 퍼 대면서 제일 비싼 무희나 찾았지. 아버님이 자식을 그렇게 일찍 보낸 건 다행이었어. 소베크가 농장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던 것도 말이야. 그런 사내에게 무슨 놈의 사랑과 존경이야? 그리고 남자가 대체 뭐야? 자식을 낳는데 필요하다는 거, 그게 다야. 하지만 인류의 힘은 여자들한테 있어. 자식들에게 모든 걸 물려주는 우리한테 있어, 아가씨. 남자들은 씨나 뿌리고 일찍 죽으라 그래…….

 

3. 총기난사나 칼부림 등을 벌이는 범인은 늘 평소에 자기 할 말 제대로 못 하고 무리에서 바보취급 당하는 찌질한 사람이구나